K뷰티 열풍을 이끄는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 뒤에는 이들의 마케팅을 지원 사격하는 인공지능(AI) 커머스 기술이 있다. '감도 높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단발머리의 아시아계 여성 크리에이터를 찾아줘'라고 입력하면 AI가 수분 만에 크리에이터 후보군 수천 명을 찾아 제품 시딩부터 지표 추적까지 해결한다. 또한 제품 정보만 넣으면 전 세계 언어로 번역해 판매할 수 있는 쇼핑몰 구축까지 지원해 주기도 한다.
AI 리뷰 솔루션에서 시작해 종합 커머스 테크기업으로 성장한 인덴트코퍼레이션의 이야기다.
최근 매일경제신문이 만난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는 "이제 브랜드들이 AI를 만나면서 글로벌로도 빠르게 확장이 가능해졌다"며 "K뷰티를 포함해 한국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모멘텀"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윤 대표가 창업한 인덴트코퍼레이션은 대화형 챗봇을 통해 영상 리뷰를 수집하는 '브이리뷰' 솔루션부터 AI 시딩 솔루션 '스프레이 IO', 크로스보더 커머스 플랫폼 '보부샵' 등 커머스에 특화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윤 대표가 AI 기술을 커머스에 접목하는 것은 AI 기술이 인간보다 더 마케팅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예를 들어 크리에이터 시딩이나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인 스프레이 IO는 외모부터 콘텐츠 형식까지 원하는 크리에이터 조건을 세세하게 입력하면 AI가 크리에이터 수천만 명을 훑으며 후보군을 압축해 제공한다.
윤 대표는 "'감도가 높다'고 하는 모호한 언어에 인간은 어려움을 느끼지만 AI는 그 속에서 데이터 유사도를 찾아낸다. 또한 언어의 장벽 없이 전 세계 크리에이터를 찾아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에이터 소싱 이후에도 스프레이 IO는 특정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바이럴되면 해당 크리에이터와 유사한 크리에이터를 빠르게 찾아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성과 관리까지 돕는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의 솔루션은 최근 수출 훈풍을 탄 K뷰티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화장품 수출 규모는 114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윤 대표는 "K뷰티가 훗날에는 반도체·조선·자동차처럼 국가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내수에서 잘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글로벌화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뷰티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CJ올리브영부터 크레이버(스킨1004), 엘앤피코스메틱(메디힐), 코리아테크(가히·리파) 등이 인덴트코퍼레이션과 협업하고 있다. 뷰티뿐만 아니라 K푸드를 이끄는 농심·오뚜기·팔도 등도 고객사다.
이들은 특히 단순 마케팅을 넘어 다소 생소한 국가의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인덴트코퍼레이션의 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케팅을 통해 전 세계 고객을 불러 모았다면 다음은 구매 전환이다. 이를 위해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D2C(소비자 직접 판매) 쇼핑몰 구축 솔루션인 '보부샵'을 출시했다. 해외에 판매하려는 브랜드가 자사 상품 정보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판매 페이지를 생성하고 현지 언어 번역과 결제 수단 지원을 통해 국경 없는 판매를 지원한다.
윤 대표는 "해외에서 자사 쇼핑몰을 운영하려면 지역별로 쇼핑몰을 구축해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오픈마켓은 높은 수수료가 장벽으로 작용한다"며 "정말 영세한 브랜드라도 전 세계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보부샵 출시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쇼피파이(해외 쇼핑몰 솔루션)로 쇼핑몰을 구축하려던 고객사가 보부샵으로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브랜드들이 보부샵을 통한 해외 판매를 시도해보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미국과 일본에도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에 진출하는 국내 브랜드를 본격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편 AI 시대에 마케팅 영역이 어떻게 변화할지 묻자 윤 대표는 향후 3~5년간은 여전히 숏폼이 우상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이 눈을 어디에 많이 두는지가 관건인데, 숏폼만큼 고자극이면서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는 없는 상황"이라며 "이것이 옮겨가려면 스마트 글라스 같은 새로운 디바이스나 소셜미디어 등 소비자가 눈을 많이 두는 생태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출처: 정호준 기자, “AI가 최적 인플루언서 추천 … 진격의 K뷰티 마케팅 돕죠”, 매일경제, 2026.2.23,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640590?sid=105